* 해외 순회 연주회
지난 1982년에 미국의 한인교회 초청으로 미국공연을 꿈꾼 적이 있으나, 전액 부담이 아닌 항공권은 우리가 구매하고 현지 체재비만 제공한다는 조건이었기에 경비 문제로 좌절된 적이 있다.
당시는 실력 있는 중창단이었고, 인원도 작았기 때문에 욕심을 부려본 것이었다. 이제는 시대가 변해서 해외여행이 자율화되었고, 세계 도처에 한국인이 거주하고 있다. 우리 단원 중에서도 여러명이 미국에 이민과 유학을 가 있으며 앞으로 다 많은 사람들이 학업과 사업상의 일로 해외로 뻗어 나갈 것으로 안다. 더욱이 세계가 일일경제권에 속한 이후의 국제적 교류는 이제 더욱 빈번하게 전개되어 나갈 것이다. 1인당 GNP가 $20,000에 이르면서 국민들의 문화적 관심이 증가되고, 해외의 수많은 연주단체가 한국을 찾는 것으로도 이는 증명된다고 하겠다. 이에 우리의 해외 연주여행도 그리 멀지 않은 날에 실현될 것으로 믿는다.
문제는 우리의 구성형태를 가지고, 우리의 인적 자원을 가지고 과연 세계적인 혹은 한국을 대표할 수 있는 소리를 만들어 낼 수 있느냐는 것이다. 그리고 해답은 우리들의 노력에 달려 있다.
나는 그 소리를 끌어낼 수 있는 능력을 갖추기 위해 배전의 노력을 다하리라고 맹세하며, 여러 아우님들은 마음을 가다듬고 그 날을 준비해 주기를 간곡히 부탁한다. 또한 이제 노래는 안 된다고 체념한 사람은, 우리에게는 노래 이외에도 다른 많은 할 일들과 기여할 분야가 있음을 인지하고 알량한 변명은 삼가 하도록 하자
다음으로 지적하고 싶은 것은 역시 기금과 조직의 문제이다.
우리가 노래만 가지고 승부를 걸 수도 있겠지만 기금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애써 잡은 좋은 기회도 놓치기 십상이고, 조직적인 면에서 탄탄하지 못하다면 배는 산으로 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있는 놈이 더 하다’ 라는 말이 왜 생겼겠는가! 개인 돈 내라면 누가 선뜻 나설 것인가. 우리의 사활은 기금이 어떻게 조성되고 운영되느냐에 달려 있다는 것은 기정사실이다.
누구나 우리의 수준이 허락하고 자금이 용납한다면 해외 연주활동을 꼭 해보고 싶으리라고 믿는다. 그리고 그 가능성은 열려있다.
예를 들어 부산시의 자매결연 도시중의 하나가 LA인데, 지방자치 시대를 맞아 시 차원의 교류가 있다면 우리가 문화사절로서의 자격은 충분할 것이다. 시립합창단도 있지만 남성합창단이란 희소성에 부산 최고라는 타이틀이 붙으면 확률은 충분히 있다. 또 해외여행도 보편화되는 시대에 이런 문화적 교류는 점차 확대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문제는 이런 해외 연주활동이 얼마나 지속적이고 경제성이 있느냐는 것이다. 단발성으로 끝나는 것이라면 아무런 의미가 없고, 한 번의 해외 공연마다 막대한 출혈이 따른다면 이 역시 파기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결국 이 모든 일들은 각기 독립적으로 이루어지지 않고 상호 유기적인 관계에서 파악되고 진행되어질 것이다. 음악적 인지도가 낮아도, 기금이 부족해도, 또 조직적인 구조가 허약해도 현실화는 어렵다.
반면에 음악적으로 널리 인정받거나, 풍부한 자금력을 가지거나, 다년간의 경험으로 탄탄한 조직적 구성력을 가진다면 서로간의 상승력으로 쉽사리 달성할 수 있는 목표이기도 하다. 그리고 이 모든 제반 준비상황에 직접적인 동참을 할 수 없는 경우라고 하더라도 간접적으로 기여할, 수많은 방법들이 있다.
좁게는 다달이 부여된 회비를 부지런히 납부하는 것에서 비롯하여, 꿈의 현실화에 대한 바램을 마음에 간직하여 기도하듯 간절한 소망을 가지는 것, 일할 수 있는 여건이면 할 수 있는 범위에서 할 수 있을 때 Jin Harmony를 위해 봉사하는 것, 또한 넓게는 각자에게 주어진 현실에서 성공을 위해 노력함으로서 그 후의 후광으로 더 큰 기여를 하기 위해 오늘에 최선을 다하는 것 등 일 것이다.
만약 꿈꾸는 Jin Harmony가 현실로 나타나게 된다면 지금 외면하고 있는 사람들의 입지는 어떻게 될 것인가!
얼마나 부끄러울 것인가!
개인적으로 조금 성공한 경우라면 그 동안의 무신경을 만회하고 자기자리를 만들려고 또 얼마나 추태를 보일 것인가!
하기야 정신나간 소리인 줄 알았다가 그렇게 성장하고 자리를 잡으면 누군들 욕심을 내지 않겠는가? 보장하고 장담할 수는 없지만 지금은 보험에 가입하듯이 조금씩만 뜻을 모으자.
우선 눈앞에 있는 가장 현실적인 事項부터. 우리의 연주음반이 불티나게 팔려나가고 해외에서 인정받으며 그들의 앞에 자랑스레 설 수 있는 날은 결코 꿈만은 아니다. 최소한 나 자신만큼은 현실화를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며, 모든 가능성을 다 열람할 준비를 갖추어 - 그 꿈의 실현을 향해 주사위를 던지겠다!
-----------------------------------------------------------------------
* 이 부분은 1992년에 씌여진 초안을 그대로 옮긴 것인데, 2008년 현재 이미 상당 부분은 꿈이 현실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