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음악적 종족보존의 법칙 - 音樂學校 건립
부산진고등학교와 Jin Harmony는 양자를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는 필연적 관계에 놓여 있다. 너무도 당연하게 ‘부산진고’ 라는 母집단이 있었기에 Jin Harmony는 탄생할 수 있었고, 세월이 아무리 흘러도 이 관계성은 변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그 관계에는 정체성이 따를 수밖에 없었다.
현행 교육제도에 있어서 공립 인문계 고등학교는 당연히 대학입시에 주력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어서 학업이외의 과외활동에는 등한시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반면에 학업의 중요성을 최고의 지상과제로 규정하고 그 동안 후배들을 독려해 온 한편으로, 여가 시간을 활용한 우리들만의 소박한 음악세계를 꾸준히 가꾸어온 것 역시 엄연한 사실이다.
인성교육을 무시하고 건전한 음악활동이 시간낭비로 치부되는 현실과 싸우면서 시시각각 입시제도가 바뀔 때마다, 우리에 대한 인식이 변할 때마다 한계는 더욱 명확하게 인지되었다. 그리고 선택은 요구될 것이다.
단순히 ‘동문 아마추어 합창단’ 으로 남아서 친목도모를 최우선으로 하면서 부차적으로 음악활동을 병행하느냐, 아니면 그 동안 쌓아온 입지와 꿈꿔온 미래상을 바탕으로 해서 새로운 탈바꿈을 시도하느냐 하는 문제가 그 선택의 핵심일 것이다. 그 동안 간혹 기회가 다을 때 이런 주제가 논의의 대상이 된 적도 있지만 의견은 분분했다. 분명한 것은 부산진고가 유지되고 있는 한은 Jin Harmony는 그 뿌리를 부산진고에 둘 것이라는 사실이다.
부모가 아무리 그 노릇을 못할지라도 자격을 논할 수는 없다.
생명의 근원인 것이다.
하지만 부모의 인생과 한계를 자식에게 강요한다는 것은 語不成說이며, 그럴 부모도 이 세상에는 없을 것이다. 자식이 슬하를 떠나도 자식임에는 분명하며, 자식의 성공은 부모의 기쁨이기도 할 것이다.
‘국적은 바꿀 수 있어도, 학적은 바꿀 수 없다’ 고 했듯이, ‘부산진고’ 라는 꼬리표는 살아있는 동안은 우리의 운명이다. 그러나 시간이 흘러 우리의 꿈이 가시화되기 시작하면 현행의 입단과정과 구조로는 한계를 절감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노래 잘하는 국지적인 아마추어 단체는 될 수 있겠지만, 바라는 바 세계적인 단체로 발돋움하기에는 역부족일 수밖에 없다. 이 딜레마의 근원적인 해결은 한 가지 - 「음악학교」의 설립밖에는 없을 것 같다.
진정 음악을 전공하고 음악 속에서 살고 싶으나 여러 가지 사정으로 좌절할 수밖에 없는 학생들에게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즉, 그 때로부터의 후배들은 전문적인 교육을 시행하는 자체의 음악학교에서 배출하게 되는 것이다. 여기서 다시 한 번 확인해 두는 것은 우리가 지켜온 음악과 인간관계의 본질이 바뀌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그리고 선배들의 거취나 무대에서의 입장도 진행되어 갈 다양한 논의와 움직임들로 인해 자연스럽게 해결 될 것이라고 믿는다. 바뀌는 것은 꿈을 향한 가속도가 붙는다는 것뿐이다.
지금 우리나라의 전문적인 음악교육 기관으로는 각 시․도에 소재한 예중․예고․대학의 음악학과들 그리고 한국종합예술학교 등이 있다. 그 학교들의 입시제도, 학사일정, 면학환경, 졸업 후의 진로 그리고 사회적인 인식과 음악에 대한 가치관의 변화 등을 감안해서 살펴보면 전반적으로 많은 문제점과 개선의 여지를 안고 있다.
정말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들에게는 모욕적인 말이 되겠지만, 슬프게도 지금 우리나라의 음악적 현실은 그 첫 단추부터 잘못 꿰어진 것 같다. 그러나 제도권 음악에서는 기득권을 포기하지 않으려 하고, 그럴수록 상처는 곪아만 간다.
우리가 설립할 음악학교는 무엇인가 새로운 방식을 채택해야 할 것이다.
형식적인 입시제도에서 벗어나서 준비되고 포장된 것이 아닌 ‘가능성’ 을 선발의 기준으로 삼는다거나, 전원을 장학생으로 선발하여 일체의 학비를 보조하며, 전원이 기숙사 생활을 하고 음악에만 심취할 수 있는 환경과 시설을 제공하는 한편, 나아가서 자격이 인정되고 본인이 원할 때에는 지속적인 활동과 안정적인 생활까지를 보장할 수 있으면 한다.
그렇게만 될 수 있다면 그 과정에서 엄청난 인맥이 형성될 수 있을 것이고 끊임없이 아름다운 음악은 창조될 수 있을 것이다. 앞서 언급한 장학재단에서 강화될 인간적 결속력과, 음악학교로 이어지는 음악적 화합으로의 연계는 그야말로 ‘진정한 음악’에 근접한 형태를 보여 줄 수 있을 것이다.
더욱 상세한 생각은 지면관계상 생략하지만 이 음악학교가 설립되어야만 우리들의 꿈은 날개를 달고 날 수 있을 것이며, 우리가 이 生을 다하고 난 뒤에도 이어져야 하는 음악적 종족보존이 가능할 것이다.
결국 우리들 꿈의 실체는 ‘무엇’ 이라고 규정적으로 말해지기보다는 ‘무엇을 향해’ 라는 방향성으로 표현될 수 있겠다.